봉준호 '기생충'은 어떻게 '천조국'마저 홀렸나

기사입력 2020.01.07 00:21 조회수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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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영화 첫 美골든글로브 본상 수상

칸 황금종려상 이래 영화제 휩쓸어

"양극화 보편적 서사에 전 세계 공감"

'난 왜 고통받나'…"시대정신 꿰뚫어"



왼쪽부터 이정은, 봉준호 감독, 송강호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뒤 기자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봉준호 감독 작품 '기생충'이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면서, 전 세계인에게 어필하는 이 영화의 보편타당한 이야기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기생충'은 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베버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외국어' 부문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연출자 봉준호 감독은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라 "1인치 정도 자막을 뛰어넘으면 훌륭한 영화들을 많이 볼 수 있다"며 "우리는 영화라는 언어를 쓴다"고 전했다.


앞서 기생충은 지난해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탄 이래 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잇따라 수상 소식을 전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이번에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글로브에서 수상하면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전망도 한층 밝혔다.


문화평론가 김성수는 이날 CBS노컷뉴스에 "'기생충'을 본 전 세계 영화팬들 반응을 종합하면 '배우들만 현지 사람들로 바꿔 어느 나라에서 찍더라도 호소력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라며 "그만큼 전 세계인들이 빈부격차와 같은 보편적인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이 영화를 본 많은 나라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라고 느끼는 데는, 영화 속 인물들이 겪고 있는 사건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들이 현실에서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어느 나라보다 신자유주의 폐해를 크게 입었고, 그 결과물로 극심한 빈부격차와 계급 고착이 이뤄졌다. '기생충'이 이러한 시대 문제를 완벽하게 표현했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면 '지금 내가 왜 고통스러운가'라는 불편한 정서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는 "영화 매체로 우리에게 다가온 '기생충'은 현실을 예술적인 은유로서 보여주고 있다"며 "그 이야기를 쫓아가는 과정 안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상징 장치는 관객들이 시대의 문제를 융합적으로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실업에 시달리는 50대 부부와 그 자녀로서 제법 능력을 갖췄음에도 사회가 요구하는 스펙이나 '줄' 없이는 제한적인 일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는 청년층까지, '기생충'은 우리 시대의 모순을 반지하에 사는 한 가족을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 더욱이 이들보다 더한, 진짜 나락으로 떨어져 아무런 희망도 갖지 못한 채 지하에 숨어 사는 존재들을 등장시킨다. 그들 위에는 다수에게 돌아가야 할 재화를 독점한 부자들이 있다. 하지만 싸움은 반지하와 지하 사이에서 벌어진다. 그래서 '기생충'이 그리는 약자들끼리의 싸움은 너무나도 적나라하다."


◇ "한국 사회 문제에 집중하면 전 세계와도 소통…'기생충'이 증명"




전 세계 유수 영화제 수상과 같은 '기생충'의 표면적인 성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이야기가 지닌 가치를 우리가 어떻게 널리 공유할 것인지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성수는 "현재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기생충' 역시 던지고 있는데, 언젠가 우리는 그 질문에 답해야만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기생충'의 성취보다 이 영화가 말하려는 메시지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생충'에 여러 차례 등장하는 인디언 소품을 두고 그는 "현재 신화나 전설로 소비되는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 인디언 역시 실제로는 침략자들에 의해 자신들의 영토를 빼앗긴 존재"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절대다수인 가난한 사람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지분은 침략자로 상징되는 자본가들에게 완벽하게 빼앗긴 상태다. 지금 인디언들이 격리된 공간에서 박제된 채 연명하는 현실은 '기생충' 속 지하 세계 사람들이라는 상징과 겹친다. '기생충'의 이야기는 쉽게 펼쳐지는 덕에 재밌게 쫓아갈 수 있다. 그 와중에 끊임없이 부각되는 우리 사회에 관한 통찰이 관객들에게 굉장한 정서적 충격과 감동을 주는 것이다."


김성수는 "영화 '기생충'이 남다른 성취를 이룬 데는 '내 주변에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기시감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의 보편성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회를 꿰뚫는 시대정신에 집중하면 그것으로 전 세계와도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생충'은 증명하고 있다. 이른바 '한류'로 표현되는 한국의 문화·예술이 전 세계에서 함께 고민하고 있는 시대 문제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jinuk@cbs.co.kr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노컷뉴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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